1. 효와 인간(人間)

인간이 있기에 효는 존재하게 됩니다.

‘효’는 자신에게 육신과 정신을 주시고 존재하게 한 ‘본’에 대한 순종이고 사랑이며 공경이지요.

천지의 기운으로 인간의 생명이 생기고 생육하는 것이므로 우리의 근본인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고 아끼며 보존하는 것이 ‘효’의 큰 의미이고 그 기운으로 창조된 ‘나’를 낳아준 부모를 공경하고 사랑하며 잘 받들어 모시는 것이 효의 구체적인 요지입니다. 부모를 지극히 공경하면 마음이 겸손해지고 자연적으로 도덕심이 커지지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흔히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진정성이 없고 인정머리 없으며 효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는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건 세상을 악하게 하고 혼돈하게 하는 이유이며 이 세상이 바로 설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요즈음은 자녀를 하나만 낳아 끔찍하게 생각하면서도 성적 향상을 위한 공부만 시키고 바르게 훈육하지는 않는 실정이다. 이것이 스스로를 말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답니다.

2. 행복의 루트

효를 하는 것은 인간이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지만 이 행위로부터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위하는 이타심(利他心)을 기를 수가 있습니다.
효는 겸손함이며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고 자기 수양으로 가는 길입니다.
진실한 효자가 되는 길은 누가 성인이 되라 요구하지 않아도 성인에 이르는 길이며 굳이 성공하고자 마음먹지 않아도 성공을 향하여 가는 길입니다.
효를 통해서 聖人도 되고 成功도 하고 무엇보다 孝를 통해 푸근한 행복을 한가슴 가득 얻으시길 바랍니다.

3. 妙法

인간답게 산다는 것,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이는 경제적인 안정이 받침이 되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이는 버젓한 직업이 있어야 인간답게 사는 거라 생가하고 어떤 이는 남들이 알아주는 학력이나 지위가 있어야 인간답게 사는 거라 생각하지요. 사람마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기준은 달라서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조금씩은 남들한테 인정받는 것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이 뜻하지 않게 좌절하고 역경에 부딪히게 되면 그제야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는 법입니다. 그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바로 가정의 따뜻함인 거지요.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기본이 되는 것은 가정의 행복이며 그 가정의 행복은 가정의 질서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가정의 질서란 그 질서로부터 사람을 바르고 참되게 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사회의 질서를 지키는 바른 사람으로 만들기 때문에 가정의 행복은 물론 인간사회의 행복을 위하여 지극히 필요한 질서지요.

이토록 중요한 가정의 질서가 가장 합리적이고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은 ‘효’이며 ‘효’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묘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存)

석가는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일곱 발짝을 걸어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게(偈)를 외쳤다고 합니다. 즉 이 우주만물 중에서는 내가 가장 존엄한 존재라는 뜻인데 이것은 인간의 존귀한 실존성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지요. 해석에 따라서는 고단한 인생 삶에 진정으로 함께 할 이 없이 홀로 가야만 함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고귀한 인생이고 존엄한 인간이기에, 또한 혼자일 수밖에 없는 외로운 인생이기에 우리는 인간으로 꼭 지녀야 할 태도가 있습니다. 바로 효입니다. 효는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태도입니다. 부모를 공경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인륜(人倫)에 앞서 천륜(天倫)이기 때문이지요.

천륜은 자기 생명에 대한 존엄을 알아 생명의 유일무이한 존귀함과 신성함을 느끼고 생명을 주신 어버이에 대해 지극한 감사와 은혜를 느끼는 것입니다. 삶의 태도가 ‘효’와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 인생은 불행하고 더욱더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효’를 함으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삶을 극복하고 감당할 수 있는 것이지요.

5. 인간관계(人間關係)의 시작

최초의 인간관계는 가정생활에서 시작되는데 이미 3세에 성격이 형성되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인성교육의 기틀이 잡힙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형성하는 가장 원초적인 동력은 가정생활에 있음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가 인간성 상실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가정이 흔들리고 파괴되는 것과 맥(脈)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정을 지상의 천국으로 만들어 자녀들에게 사랑을 가르쳐야 하기는 쉬운 것이 아니지만 ‘효’를 가정에 정착시키면 자식들은 자연스럽게 바르고 착한 아이가 되어 가는 것을 저는 이미 여러 번 목격하였습니다.

가정의 행복과 인간교육의 비법은 ‘효’를 실행하는 사람만 느끼게 되는 “요술 상자” 같은 것입니다. 삶을 살면서 무엇보다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임을 뒤늦게 알고 힘들어 하기 전에 관계의 기본과 틀이 되는 효를 제대로 교육시킨다면 부모로서 또한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