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와 도시화 시대에서 "효"의 필요성 / 김삼열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자식이 노부모를 봉양하던

전통적인 가족 구성 행태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노인들의 홀로 사는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일정한 거처 없이 자녀들의 집을 전전하고 있는 노인들이

전체 노인의 30%를 넘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또한 교육 수준과 생활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들과 살지 않고 독립해서 살겠다는 노인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자녀들이 노인을 부양하여 왔다. 

그러고 원칙적으로 장남이 부모를 모시고

가계의 계승과 제사 등을 맡아하며

다른 자녀들보다 많은 상속을 받아 왔다.

그러나 1970년대에 와서는
여성단체들이 앞장서 부모의 재산은

아들 딸 구별 없이 균등하게 나누어 줄 것을 주장하였고

그 법이 1979년 국회를 통과하여 장남이 특별히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전통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부모를 모시는 것도 아들딸 구별 말고 모셔야 하는데

자식들은 아들딸 구별없이 부모를 모시려 하지 않는다.

이제 호주제까지 폐지되고 말았으니

노인들이 설 곳은 없는 것이다 

앞으로 노인들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이다. 

지금의  젊은 사람들은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도

자식들은 부모를 모시려 하지 않고
사실상 버린다는 것을 깨닫고 있으며

죽을 때까지 돈을 손에 쥐고 있어야

대접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가고 있다. 

요사이, 자식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법률을  만들었으나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려 하지 않고

부모가 재산이 있거나 쓸모가 있을 때 가까이 하고

가난하면 괄시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들의 절대 다수가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부모니까 어쩔수 없이 모시는 것 같은 

뒷방 신세가 되어버린 비참한 동거로 전락하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 하에서는

노인은 자녀를 보호하고 지배하는 위치에서

동거한 데에 비하여 오늘의 3세대 가족세대에서는

노인이 자녀들에게 종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부양 받아야 하는 존재로 전락되고 있다. 

이제 노인들은 스스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음을 깨닫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능력만 있다면

혼자 살기를 원하는 노인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현재 노인들을 73%가
취업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자녀들에게 용돈을 받아쓰며 권위를
잃고 지내기보다는 다소 고생스럽더라도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무조건적으로 자식을 사랑하고

모든 것을 바치던 아름다운 풍습들은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노년을 위하여 저축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러한 풍습이 사라지는 것보다는 인간의 심성 자체가

극도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변하여

사회전체가 삭막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이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과 질서에서 인간교육을 하지 못한다면 

어디에서, 무엇으로 사람교육을 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된다.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노인들이
자녀와 살기 어려운 이유 중에는

자식의 무관심이 첫째이고 고부간의 갈등이 다음으로 꼽힌다.

그러나 우리에겐 예로부터 중시되어 온 
경로효친 사상이 있는 만큼

이를 오늘에 적합하도록  되살려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하여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나가는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가족 제도를 만들어

자식이 부모를 받들어 모시는 풍토를 만들어 간다면

자식은 누구나 부모가 됨으로

모두가 존경받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며

부모는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노년을 걱정하지 않고 아낌없이 자식게 투자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효를 삶의 기본으로 삼아야 하겠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효사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006. 3. 12.